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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영화추천] 10. ‘성녀 같기를 요구받으면서 창녀처럼 대우받아 본 적 있나요?’<전혀아니다, 별로아니다, 가끔그렇다, 항상그렇다>(Never, Rarely, Sometimes, Always, 2020)

by 메기127 2021. 8. 10.

 

<전혀아니다, 별로아니다, 가끔그렇다, 항상그렇다>(Never, Rarely, Sometimes, Always, 2020, 102)

엘리자 히트먼 감독. 시드니 플래니건, 탈리아 라이더 등. 넷플릭스

 

시놉시스 : 펜실베니아 시골에 사는 어텀은 의도하지 않은 임신을 하게 되어 사촌 스카이라와 함께 의학적 도움을 구하기 위해 뉴욕으로 떠나게 된다.

 


 

 

*영화 스포 주의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들을 주요 인물로 다루는 영화들은 얼마나 공감가는 경험인지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어느 정도의 트라우마를 자극한다. 이는 그 당시 우리가 느꼈던 불안정함, 소외감,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심리 묘사가 적더라도 배우들의 (특히 청소년 배우일 경우) 표정만 보아도 그 알 수 없는 답답함이 가슴을 옥죄곤 한다.

 

 

 

 

어텀과 스카이라의 우정이 언제,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직접적으로 보여주지는 않지만 비밀을 공유하고 뉴욕으로 향하는 모든 여정을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알 수 있다. 둘은 부딪히기도 하지만 결국 서로를 보완하고 위로하며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이러한 불완전함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점이 청소년 영화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제목인 <전혀아니다, 별로아니다, 가끔그렇다, 항상그렇다>는 주로 설문조사지에 쓰여 있는 선택지를 나타내는 말이다. 주인공 어텀이 낙태 시술을 받기 위해 병원에 찾아가 받게 되는 질문들, 작성하게 되는 설문지들은 모두 이 네 가지로 분류된 답변을 요구한다. 답변을 망설이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어텀이 겪은 상황과 그동안의 고민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원치 않은 관계로, 원치 않은 임신을 하게 된 청소년이 마땅한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어텀은 친구 스카이라와 함께 모든 과정을 스스로해결해야만 한다. 이렇듯 복지의 바깥에 놓인 청소년들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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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분위기의 영화가 있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의 <파라노이드 파크>(2007)는 자신이 목격한 충격적인 사건에 압도된 10대 청소년의 심리를 강렬하게 표현했다. 내용적으로 유사한 영화들을 추천하자면 학교 내 여학생들에 대한 남학생들의 부적절한 평가와 시선에 반기를 들고 이를 바꾸기 위한 운동을 조직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인 <걸스 오브 막시>(2021), 낙태에 대한 한 여성의 복합적인 심리 기제를 이식증이라는 장애를 통해 나타낸 영화인 <스왈로우>(2019)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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