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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영화추천] 8. ‘가스라이팅하는 남친, 칼들고 협박하는 여친’<맬컴과 마리>(Malcolm & Marie, 2021)

by 메기127 2021. 8. 8.

 

 

<맬컴과 마리>(2021, 96)(말콤과 마리)

샘 레빈슨 감독, 젠데이야, 존 데이비드 워싱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놉시스 : 영화 개봉은 성공적이었다. 모두가 감독을 칭찬했다. 그런데 그의 여자 친구는 왜 못마땅한 걸까. 화려한 파티가 끝나고 집에 돌아온 후, 둘 사이에서 긴장이 끓어오른다.

 


 

*영화 스포 주의

 

이 영화의 감상평을 단순한 한 줄로 요약하자면 가장 아름다운 커플의 가장 지저분한 싸움 정도가 될 것 같다. 그들은 너무나 아름답다. 게다가 파티에 다녀왔기 때문에 둘 다 예쁘게 치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 비주얼에 마음이 평온해질 때쯤, 그들은 상상도 못 했던 끔찍한 문제를 관객 앞에 슬슬 풀어놓기 시작한다. 원래 독이 있는 것이 아름답다고 했던가. 우리는 불길함을 느끼면서도 그들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싸움은 끝날 듯 끝나지 않으며 장면마다 새로운 에피소드가 등장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도저히 누구 편을 들어야 할지 알 수 없게 만든다. 우리는 그들을 지켜보며 지독한 현실감, 지겨운 괴로움을 느낀다. 이렇게 감정소모가 심한 영화는 선뜻 추천하기가 힘듦에도 불구하고 추천글을 쓰는 이유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공간활용 때문이다.

 

 

젠데이아존 데이비드 워싱턴은 정말이지 엮이고 싶지 않은 그들의 싸움을 한 번쯤 해볼 만한 구경거리로 만든다. 어느샌가 관객은 둘 중 한쪽, 혹은 둘 사이에 낀 괴로운 제3자의 역할에 몰입하며 흑백 화면을 생생하게 인식하기 시작한다.

 

 

공간 활용의 경우, 이 영화를 찍게 된 계기부터가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로케 촬영이 힘들어지자 한정된 공간에서 소수의 인원으로 찍을 수 있는 시나리오를 만들면서 시작된 것이기에 (참고기사) 반복되는 공간에 지루하지 않게, 그러면서도 일관성 있게 찍어냈다는 점은 매우 높이 평가할 만하다..

 

 

왓챠피디아 댓글에 그래도 둘을 서로 얘기를 하기 때문에 바람직한 커플이다라는 내용의 댓글이 있었는데, 이 영화의 주인공들의 경우는 그 정도가 조금 심한 듯하지만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바뀌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결국 그 사람과 오래 함께 하고 싶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결혼한 사이도 아닌데, 포기하는 건 결국 헤어지는 거니까.

 

하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둘 중 누구 편도 들고 싶지 않다. 내가 그들의 연인이라면 둘 모두와 헤어지고 싶을 정도로 그들의 관계는 건강하지 않아 보인다. 이런 게 사랑이라면 난.. 사랑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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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고 <사랑의 행로>(1989)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비슷한 내용은 아니지만 베란다로 연결된 두 방을 연결해 만든 시퀀스가 <맬컴과 마리>에서 사용된 공간 활용 기법을 떠오르게 한다. 오지게 싸우는 연인들의 이야기로는 <이터널 선샤인>(2004)이나 <실버라이닝 플레이북>(2012)정도가 떠오른다. 두 커플 모두 그리 안정적인 정서 상태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한다. 딱 이 문구가 떠오른다. ‘Like you because, love you despite.’ 좋아하는 건 어떠한 장점 때문이지만 사랑한다는 건 상대방이 가진 단점에도 불구하고 사랑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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