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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영화추천] 16.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아’ <파니핑크>(Keiner Liebt Mich, 1994)

by 메기127 2021. 8. 16.

 

 

<파니핑크>(Keiner Liebt Mich, Nobody loves me, 1994, 104)

도리스 되리 감독, 마리아 슈레이더 등 (왓챠 링크)

 

시놉시스 : 파니 핑크는 자의식이 강한 29살의 노처녀. , 직업, 친구 등 필요한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지만, 정작 사랑할 남자가 그녀에겐 없다. 더 늦기 전에 한 남자를 빨리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퀼른-본 공항의 소지품 검색원으로 일하며, 비행기 소음이 떠나지 않는 퀼른의 허름한 고층아파트에 산다. 카세트 테이프를 들으면서 마인드 콘트롤을 하고, 죽음의 과정을 연습하는 강좌를 들으며 자신이 잠들 관을 짜서 방에 두기도 하지만, 29살이 되는 처녀에겐 공허할 뿐이다.  파니는 어느날,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오르페오 드 알타마르를 만난다. 그는 천리안을 가진 사람처럼 심령술에 정통해 있는 신비로운 영혼의 소유자, 파니에게 운명의 한 남자를 예언해 주게 된다. 아르마니 상표의 옷을 입고, 고급 블랙카를 모는 30대 초반의 탐스러운 금발을 한 남자를, 그리고 23이라는 숫자가 그 남자의 징표라고... 망설이며 자신없어하는 파니에게 오르페오는 그 남자가 파니 인생에 있어, 마지막 남자라고 강조한다. 신통치는 않았지만, 기대에 찬 예언에 돈을 지불한다.  아침 출근길에 2323번을 단 로타르슈커의 블랙 재규어를 보았을때 파니는 운명을 믿게 된다. 수줍음 많은 파니는 두눈을 꼭감고 로타르의 차와 충돌하면서, 자신에 마지막 사랑찬스에 정열적으로 달려드는데

 

 

 


 

 

*영화 스포 주의

 

 

누구나 한 번쯤 찐한 사랑을 해보길 원한다. 그 말은 곧, 인생에서 한 번쯤 누군가에게 찐하게 사랑받아 보고 싶다는 것과 같다.

 

로맨스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눈이 마주치자마자 사랑을 하기 시작해, 온갖 역경을 이겨내며 결국엔 서로의 영원한 사랑을 확인한다.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런 사랑이 실제로도 존재할까?

 

 

 

 

영화 <파니 핑크>의 주인공, 파니는 이것이 궁금하다. 제 몸하나 건사하기 힘든 것이 인생이라지만, 파니는 이것 하나는 해내고 있다.

 

그는 문제없이 집세를 내고, 출근을 하며, 친구들과 식사를 즐긴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엔, 집착과도 같은 공허함이 있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사랑을 외치는데, 파니의 사랑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같은 아파트에 사는 오르페오에게 점지(?)받은 남자가 눈앞에 나타난 순간, 파니는 이 사랑에 한번 찐하게 빠져보기로 결심한다.

 

 

 

 

 

영화를 보면서 파니가 정말 삶을 잘 살아내려고하는 사람의 전형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가 사랑에 도전하는 여정조차 결국은 자기 자신을 찾고 성장시키는 길로 이어진다.

 

틈틈이 관을 짜고, 죽음에 관한 명상을 하며 이 삐걱거리는 인생을 마칠 준비를 하는 파니지만, 매사에 진심으로 임한다는 점에서 그는 어쩌면 가장 삶을 사랑하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영화가 끝나고 결국 남는 것은, 파니의 실패한 사랑이 아닌 오르페오와의 완벽하고 영원한 우정이다. 여기서 우리는 사랑이라는 가치에 집착했던 모습을 버리고 어떠한 형태든, 불타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된다.

 

 

 

 

<파니 핑크>엔 현실적인 여성 캐릭터가 나온다. 마음껏 찌질한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는 것은 매우 어려운 만큼 희귀하기도 하다. 오늘 함께 소개하려는 영화는 <미쓰 홍당무><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다. (며칠 전에 리뷰를 올린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의 주인공 역시 이상하고 귀여우니 한번 체크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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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 홍당무>(2008) 내가 정말 좋아하는 여성 영화 중 한 편이다. 주인공 양미숙은 조금 더 과장된 버전의 파니 핑크라는 느낌을 주는데, 그가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모습은 안쓰러우면서도 그 솔직함에 감탄하게 된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2006)은 워낙 고통받는 여자 주인공으로 유명한 영화이다. 위 두 영화와 비슷하다고 하기엔 그리 현실적이지 않고 우울하며, 어딘가 답답한 면이 있지만 마츠코 역시 결국 잘 살아보려던여자에 속한다.

 

 

이렇게 괴로운 삶 속에서도 살아내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아주 작은 부분일지라도 스스로와 겹쳐 보이기 때문에 이런 영화들이 관객들의 마음을 끄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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