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 ① <패니 : 락의 권리>(Fanny the Right to Rock, 2021, 96분)
바비 조 하트 감독
시놉시스 : 노년 여성들이 이끄는 밴드는 어떤 모습일까. 1970년대, '모든 멤버가 여성'이라는 사실만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록밴드 '패니'가 다시 뭉쳤다. <패니: 락의 권리>는 밴드가 결성된 시점부터 새 출발을 알린 현재까지 준 밀링턴, 진 밀링턴 등 원년 멤버들의 목소리로 패니의 역사를 소개한다. 록은 남성의 전유물이라는 편견과 아시안 아메리칸, 성소수자인 멤버들에게 쏟아진 차별에 당당히 맞선 이들의 여정은 통쾌하면서도 뭉클하다. 패니의 멤버들은 오랜 기간 자신들이 추구해 온 음악적 자유와 작품 세계에 관해 열정적으로 증언한다.
‘락의 전성시대’였던 1970년대 미국, 여성 멤버만으로 이루어진 밴드가 있었다.
글램 록의 선구자 데이빗 보위는 이들을 ‘락 씬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밴드’라고 불렀다.
필리핀계 미국인, 성소수자 등으로 이루어진 이 밴드는 온갖 성차별과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동시에 그들만의 색깔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50여년이 지난 지금, 그들이 다시 모여 그 시절을 회상하고 다시 함께 음악을 만든다.
그들의 이름은 ‘패니(FANNY)’다.
락의 역사에 관심이 있고 나름대로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했던 나는 내가 들어보지 못한, 그러나 꽤나 주류에 속했던 70년대 락 밴드가 있다는 사실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심지어 여성만으로 이루어졌다는 ‘특이성’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나는 그들의 이름을 들어본 기억이 없다.
아마 많은 이들이 평가하듯, 그들이 가진 소수자성이 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게 한 것일 테다.
‘여성 밴드’라고 하면 쉽게 가질만한 구식 편견들은 그들의 무대를 보고 나면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들은 강하고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노출 있는 화려한 옷을 입고 웃으며 노래를 부르던 모습 뒤엔 ‘얼굴을 찌푸린’ ‘딥퍼플에 영향을 미친’ 락 밴드의 모습이 있다.
백발의 노인이 된 밴드 멤버들이 다시 모여 앨범을 만드는 모습은, 남성 밴드에선 꽤 익숙하지만 여성 밴드에게선 쉽게 보지 못했던 장면이다.
그들의 활동적인 모습은 젊은 여성 락커들에게, 특히나 여전히 남아있는 성차별과 인종차별에 맞서고 있는 뮤지션들에게 큰 귀감이 된다.
<패니 : 락의 권리>처럼 여성의 진솔한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들을 추천한다.
<그녀, 잉그리드 버그만>(2015)은 수많은 스캔들이 있었지만 내면엔 자신의 일을,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여성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던 할리우드의 명배우 잉그리드 버그만을 추억하고 그의 진짜 모습을 공개한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도시인처럼>(2021)은 마틴 스콜세지가 감독을 맡아 더욱 유명세를 탄 시리즈로, 평생을 뉴욕에서 산 비평가이자 작가, 코미디의 대가 프랜 레보위츠의 솔직한 대화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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