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드 레드 스카이>(Blood Red Sky, 2021, 121분)
피터 쏘워스 감독, 페리 보위마이스터 등. 넷플릭스
시놉시스 : 의문의 병을 앓는 여자. 치료를 위해 어린 아들과 대서양을 가르는 비행기에 오른다. 목적지까지 반쯤 왔을까. 비행기가 테러리스트들에게 점령당하고, 여인은 생존 싸움을 시작한다. 그간 어렵사리 숨겨온 어둠의 힘을 뿜어내며.
* 영화 스포 주의
넷플릭스는 장르 영화의 천국이라 불리는 명성에 맞게 독특한 설정들을 조합한 마이너 장르 영화들을 많이 제작하고 있다.
<블러드 레드 스카이>는 한마디로 뱀파이어와 비행기 테러 소재를 결합한 액션 영화다.
제목을 단순하게 ‘뱀파이어 VS 테러리스트’로 했으면 어땠을까. 아무도 안 봤을 듯.
영화에는 종종 ‘심하게 용감하고 똑똑한 아이’가 등장한다. (<승리호>, <아이 엠 샘> 등..)
이들은 주로 극단적이고 고립된 상황에서 해결사의 부재를 조금이나마 채워줄 신선한 아이디어 뱅크 역할을 맡곤 한다.
<블러드 레드 스카이>에도 매우 똘똘한 아이가 등장한다. 아픈 엄마를 대신해 알아서 짐을 싣고 비행기 시간을 확인하는 등 당차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 사람들의 호감을 산다.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되고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 되면 누군가는 정신을 놓고 겁에 질려야 하지만 놀랍게도 이 영화에선 모두가 꽤나 침착하다.
이 영화엔 전형적인 ‘고구마’ 캐릭터가 없는데, 있다해도 미미한 수준이라 영화 전개에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또한 언젠간 약한 모습이 되어야하는 아이가 끝까지 너무도 어른(?)스러워 이질감이 들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왓챠피디아에 있는 호불호 감상평들에 모두 공감이 간다.
하지만 글 초반에 말했듯 이 영화는 킬링타임 용이다. 어떤 쪽으로도 그리 깊게 파고들지 않기 때문에 머리를 비우고 맛있는 스낵을 먹으며 보기에 딱 적합하다.
피 튀기는 액션에 결국 악당들이 지는 내용이기 때문에 여운이 길게 남지도 않는다.
비슷한 제목, 아이와 어른 조합의 또다른 넷플릭스 영화를 추천한다. <미드나이트 스카이>(2020)은 조지 클루니가 감독,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본인 취향에 맞게 깔끔한 영화다.
어린 아이와 함께 북극에 고립된 노인의 생존기로 그들과 함께 북극 여행을 하는 듯한 시원함(혹은 섬뜩함)을 느낄 수 있는 여름 맞춤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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