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영화

[영화리뷰] <미스 리틀 선샤인> ,2006 - 가족, 꿈, 신화[영화추천]

by 메기127 2022. 8. 21.

 


미스 리틀 선샤인, 2006
조나단 데이톤 감독, 마이클 아른트 각본

토니 콜레트, 스티브 카렐, 그렉 키니어, 폴 다노 등


 

<미스 리틀 선샤인>은 부족하고 삐걱대는 후버 가족이 모여 막내 올리브의 미인대회 도전을 위해 분투하는 로드 무비다. 나온 지 벌써 15년이 넘은 영화지만 소통이 안 되는 가족들과 각 캐릭터들이 가진 꿈, 사랑 등에 대한 고민은 지금도 공감되는 이야기다. <유전>의 토니 콜레트, <오피스>의 스티브 카렐 등 낯익은 배우를 찾는 재미도 있었다.

 

 

가장이지만 그다지 믿음직스럽지 않은 아빠 리처드와 대가족의 생활을 근근이 관리하고 있는 엄마 쉐릴, 마약 문제로 양로원에서 쫓겨난 괴팍한 할아버지와 방안에 <탑건> 포스터를 붙여놓고 전투 조종사가 될 때까지 묵언수행을 하고 있는 니체 신봉자 아들 드웨인이 함께 살고 있는 올리브네 가족에 애인에게 차이고 자살 기도를 해 직장과 건강, 사랑 모두 잃은 외삼촌 프랭크가 합류한다. 한숨만 나오는 무료한 생활에 올리브의 '미스 리틀 선샤인 미인대회' 출전이라는 이벤트가 생기며 영화는 시작된다.

 

후버 가족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들을 뒤로 한 채 올리브의 꿈을 이뤄줄 로드 트립을 떠난다. 사실 본인 앞가림도 하기 힘든 상황에 누군가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심이다. 하지만 올리브네 가족은 별다른 고민도 없이 고생길에 오른다. 거기에서 나는 가족애의 정수를 느낀다. 대가 없이 부탁을 들어주는 사이, 혹은 부탁하지 않아도 기꺼이 서로를 위하는 사이. 특별한 선물을 주고받지 않아도 일상적인 고마움이 깔려있는 사이가 바로 사랑이 있는 가족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이 영화의 각본가 마이클 아른트는 <미스리틀선샤인>이 "가족이 각자 시작해 함께 끝나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서로 다른 인간이기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삶에서도 결국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가족이 된 운명이다.

 

 

 

반응형

 

 

 

 

올리브의 꿈이 '미인대회 우승자'이기는 하나 <미스 리틀 선샤인>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미인대회가 얼마나 부자연스러운지 보여준다. 스틸컷을 보면 알겠지만 올리브를 제외한 다른 참가자들은 말 그대로 바비인형처럼 꾸미고 있다. 비현실적인 외모의 성인 여성을 모방하는 어린이의 모습은 공식에서 벗어난 올리브의 모습과 대비되며 거부감을 더한다. 

 

결국 미디어의 문제다. 올리브는 집에서 할아버지와 미인대회 트레이닝(?)을 했기 때문에 다른 참가자들과는 다른 모습이었지만, 애초에 올리브가 미인대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TV 때문이다. 올리브는 자신이 생각하기에(TV에서 보기에) 여성이 꿈꿀 수 있는 가장 화려한 성공 신화를 좇으려 했던 것뿐이지만 미인대회로 세상을 배우기란 너무 유해하다. 젊음과 성숙함, 아름다움과 자연스러움을 동시에 추구하는 현대의 미적 기준은 성취할 수 없는 이상을 제시해 모두를 절망에 빠뜨리기 때문이다.

 

 

<미스 리틀 선샤인>은 세상에 휩쓸려 사는 한 가족이 어떻게 단단해지는가에 대한 영화다. 인생이라는 긴 선 위의 다양한 지점을 거지나 있는 인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하는 영화임은 확실하다.

 

 


 

 

[영화추천] 20. ‘넷플릭스가 잘하는 거? 킬링타임!’<블러드 레드 스카이>(Blood Red Sky, 2021)

<블러드 레드 스카이>(Blood Red Sky, 2021, 121분) 피터 쏘워스 감독, 페리 보위마이스터 등. 넷플릭스 시놉시스 : 의문의 병을 앓는 여자. 치료를 위해 어린 아들과 대서양을 가르는 비행기에 오른다.

badseedarchive.tistory.com

 

 

영화추천] 17. ‘목숨에 조건을 다는 사회’ <나,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 2016)

<나,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 2016, 100분) 켄 로치 감독, 데이브 존스, 헤일리 스콰이어 등. 왓챠 시놉시스 : 평생을 성실하게 목수로 살아가던 다니엘은 지병인 심장병이 악화되어 일을 계속

badseedarchive.tistory.com

 

반응형